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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건담00

기동전사 건담 더블오 - 최종감상



어제 더블오 마지막회를 보고 이런 저런 생각과 감정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밤을 새버렸습니다. 덕분에 힘들게 아침에 일어나는 걸로 바꾸어 놓았던 생활리듬이 다시 주침야활로.....lllorz 이런 젠장을 외치며 정리해보는 더블오 마지막 감상입니다.


25화 마지막을 보고 느낀 감정은 그냥 딱 그거였어요. 아 이럴줄 알았다-와 내가 이딴 애니에 그렇게 혼을 팔았단 말이지...라는 자괴감; 이미 2시즌 중반 넘어서면서 너무 많이 실망을 했기 때문에 큰 충격이나 뭐 그런건 없었지만 참......허탈하더군요.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도대체 난 이 애니의 무엇에 그렇게 열광했던 것일까.


사실 더블오 1시즌은 그렇게 인기있는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주변에 더블오 보는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았고 말이죠. 초반 스토리 진행이 조금 지지부진했던것과 겉멋든 졸라짱센 주인공들이 나오는 내용이 아니라 자극적이지 않아서; 그냥 그렇다-라는 평이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시드에 비해 재미없다는 평이 압도적이었던 것 같구요.

하지만 확실히 저는 그런 점이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쓸데없이 감정에 호소하지 않는 차분한 분위기와 현실적인 내용. 무엇보다 주인공들이 '우리가 하는 짓은 악행이다' 라는 것을 1회부터 확실히 자각하고 있었다는 점이 좋았지요. 무력으로 무력을 억제한다는- 사실 엄청나게 모순된 짓을 하고 있는 그들이었지만 그들이 언젠가 벌을 받을 각오를 짊어지고, 자신들의 신념을 위해 나아간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활약이 뛰어나면 뛰어날수록 그 '벌'에 대한 복선은 더더욱 강해지고, 대놓고 그들의 결말이 좋지 못할 것을 암시한 무거운 오프닝과 엔딩 때문에 한 화 한 화 뒤로 갈 수록 압박해오는 불길함에 몸서리치던 생각이 나는군요.

그런 의미에서. 사실 1시즌 엔딩은 거기서 끝나도 괜찮았습니다. 나름 열린엔딩으로서 괜찮은 결말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제대로 풀어주지 않았던 몇 가지 요소들 - 이른바 떡밥이 있었고, 팬으로서는 그 이야기나 수수께끼를 어떤 식으로 보여줄 것인가가 상당히 기대되는 부분이었죠.

하지만 결과는? 네 망했죠. 망해도 보통 망한게 아닙니다. 완전 말아먹었어요-_-;;;

2시즌의 더블오는 그야말로 흔해빠진 "용자물"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떡밥은 쓸데없이 있는데로 뿌려놓고 회수는 그야말로 초 성의없이 하지를 않나 스토리 진행은 무슨 다이제스트 보여주는것처럼 하고 연출도 그냥저냥이었죠.
1시즌에서는 아주 잠깐 밑밥을 깔아주고 그걸 뒤에서 크게 터트려 나중에 돌아보면 아니 이게 이거였구나!!! 라며 감동을 곱씹게 했던것에 반해 (대표적인 예로 크리스와 리히티) 2시즌에서는 예고편 등을 이용해 떡밥은 있는대로 깔아놓고 다음주가 되면 아무렇지도 않게 스루해 사람들을 병신-_-만드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티에리아 성별떡밥, 할렐이떡밥)


알렐이의 경우, 소마와의 갈등이나 스스로의 속죄에 관한 부분들, 사라진 할렐루야 등의 남겨진 이야기가 있었습니다만 3화에서 구출되고 7화에서 갑자기 소마와의 갈등이 급 해결. 그 후로 계속 공기(...)라는 웃지못할 상황이 전개되면서 그저 머릿수 채우기 위한 등장인물 A 취급을 받았구요;;; 할렐이쪽 마저도 거대한 낚시에 한번 써먹었을 뿐.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아니 더블오라이저의 트란잠 영향으로 뇌양자파가 활성화되어 깨어난다- 라는 설정은 좋은데 왜 연출이 그따위인걸까요? 그냥 나왔다. 봤지? 하는 수준이 아니라 "연출"을 해야할거 아닙니까. 그냥 늘어놓으면 다가 아니라구요-_-;; 하긴 이 문제는 비단 할렐이 뿐만이 아니라 전 캐릭터적으로 좀 고질적이긴 합니다만.

티에리아의 경우, 이노베이터로서의 입장에 관한 부분이나 성별 미스테리. 자아실현(?)에 대한 문제등이 있었는데요, 초반에는 뭔가 계속 고민하며 얘기가 나올 것 같다가 역시 공기(...)가 되면서 사라졌습니다. 중반에 인간선언;을 하며 일어서나 했는데 끝에는 결국 베다로 돌아갔죠. 비록 그것이 스스로의 의지라고는 하나 그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전혀 설명이 없습니다. 심리묘사가 하나도 없어요. 그리고 '이노베이더' 라는건 대체 어디서 어떻게 주워들은 정보랍니까? 이거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왜 설명이 없나요?
라디오인가에서 티에리아가 총에 맞는 순간 베다에 접속해서 리제네의 데이터를 살렸느니 어쩌느니 하던데 그렇게 말로만 설명 할거라면 도대체 애니는 왜 합니까? 그냥 전투씬만 20분 채우고 스토리 진행은 라디오나 잡지에서 하지?
게다가 티에리아는 자신이 이노베이터라는걸 끝까지 톨레미 식구들한테 얘길 안했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된거죠? 그냥 사망처리? 뭡니까 이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 오레-보쿠-와타시 성별 떡밥은 대체 뭐였지? 읭? 이런 느낌;;;

라일 디란디의 경우는 그야말로 최악입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그냥 정체불명. 의미불명의 캐릭터가 되었어요. 그저 켈딤 모는 기계일 뿐-_-;;
얘가 그냥 들어온게 아니라 닐 디란디의 동생이라는 입장이라면, 당연히 그런 가족관계나 그것으로 인한 갈등이 나와야 합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펠트와의 키스신이라던가, 하는 부딪힘이 있었죠. 게다가 얘는 카탈론의 스파이이기 때문에 역시 기존 솔빙 멤버들과는 거리가 있을 수 밖에 없고, 그걸 어떻게 줄여나가서 건담 마이스터로서의 자리를 잡느냐가 관건이었습니다.
그런데 뭔가요?; 가족에 대한건 난 과거에 연연안함 ㅇㅇ 으로 넘겨버리더니 스파이라는 설정은 있으나 마나하게 되었습니다. 대신 아뉴와의 연애가 들어갔는데, 아뉴가 원래 솔빙에 있던 애도 아닌데 건담 마이스터로 어쩌고 하는 내용은 뭔가......설득력이 부족합니다. 카탈론 때문에 이노베에 대해 이를 벅벅 갈던 라일 디란디는 어디갔나요? 이런 상황에서 사귀기 시작한 여자가 이노베라는걸 알면 당연히 경계하는게 정상 아닌가요? 그것도 몇년 사귄것도 아니고 꼴랑 4개월 사귀었는데?;; 
게다가 정말 웃겼던 아뉴의 마지막 대사. 우리 서로 이해한거죠? 이해는 무슨 얼어죽을;;; 아뉴가 자신이 이노베임을 라일에게 밝혔지만 묵인해주고 계속 사귀었다면 또 모를까. 서로 자신이 스파이라는걸 숨긴 상태에서 뭘 이해했다는 걸까요?;;; 게다가 이노베이터들은 이노베로서의 프라이드가 굉장히 높은걸로 나오는데요, 그래서 티에리아가 '인간'을 이해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거기에 닐 디란디의 희생마저 겪고서야 비로소 티에리아는 인간의 '아픔'을 공감하게 되었죠. 그런데 아뉴가 겨우 4개월 라일과 사귀었다고 갑자기 인간을 이해했다 어쩐다 하는게 1시즌의 내용과 상당히 모순됩니다. 거기에 그녀는 마지막까지 리본즈의 계획에 반항하지 않았죠. 마지막의 마지막에 라일의 말에 발려서 돌아가려고 했던것이 최초로, 그 전에는 이노베로서 계획을 진행하는것에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제작진이 라일과 아뉴로서 인간과 이노베 사이의 이해를 표현하려 했다면, 단순히 "사귀어서" 따위의 궁색한 변명 말고 뭔가 제대로 된 - 언제 어떻게 어떤 면을 이해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 묘사가 더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했다고 해서 라일 디란디가 건담 마이스터로 싸울 의지를 다진다는것도 연관점을 찾기가 힘들구요. 그냥 자포자기? -_-;;

세츠나는 그래도 주인공이기 때문에 상당히 나은 편입니다. 일단 2시즌에서 집중적으로 조명해준 덕분에 풀 이야기는 거의 풀었다고 볼 수 있겠죠. 특히 사지쪽이 1시즌의 비중에 비한다면 놀랄만큼 제대로 진행되었기에 일반인을 대표하는 주인공으로서의 입장이 확실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풀려나온 이야기의 결말이 "이거 뭥미?"를 제대로 보여준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그냥 길게 말 안하겠습니다. 1시즌에서 건담과 함께 세계의 비틀림을 찾던 소년은 갑자기 해탈해서 졸라짱센 이노베이터 순수종이 되어 악의 무리를 물리치고 정의의 사도가 되어버렸고. 전쟁을 부정하던 일반인 소년은 그 정의의 사도의 힘에 넘어가 '악당이 나타나면 그들이 올거야~!!' 라며 자신의 가치관을 뒤엎었습니다. ㄳㄳ (.........)

1시즌 마지막에서 뭐 대단한거 보여줄 것 같던 리본즈는 또 어떤가요. 결국은 알레한드로와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아니 어떻게 이럴수가 있죠? 어떻게?!?!?
리본즈는 세츠나가 건담에 대한 신앙심(...)을 갖게 해준 O건담의 파일럿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세츠나 또한 선망의 눈으로 건담을 올려다봄으로서 리본즈가 자신은 인간보다 우위에 있다고 느끼게 하고, 이오리아 슈헨베르그의 계획에 반감을 가지게 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죠. 세츠나가 그렇게 세계의 비틀림을 찾았는데, 자신도 모르게 그 비틀림의 원인제공을 하고 말았다는 것은 굉장한 아이러니 아닌가요?
하지만 본편에선 이런쪽은 전혀 나오지 않았죠. 그냥 스루했습니다. 나온건 그저 밑도끝도없이; 인간을 지배하겠다는 (아이고;) 리본즈와, 악당보다 더 졸라짱세져서 그를 저지하는 열혈 주인공만이 나왔을 뿐입니다. 대체 이노베이터 순수종이 되면 뭐가 좋다는 걸까요?;; 어두운 밤에도 눈이 빛난다는거? MS를 더 잘 몰수 있다는거???? MS를 더 잘 몰게 되어서 다가올 우주전쟁에 대비라도 하자는겁니까 뭡니까;;;

이렇게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2시즌 망작의 최대 원인은 주제 자체를 잘못 잡은데 있는 것 같지요.

1시즌에서 사람들의 "악의"와 그로 인한 세상의 비틀림에 대해 생각해보던 작품이, 2시즌에서는 그 악의와 비틀림의 원인으로 '이노베이터'를 단정지어버림으로서 어딘가 뻔한 선악구도가 형성되어 버렸거든요. 게다가 그 이노베이터들이 그런 짓을 하는 이유도 조낸 심플하게 인류지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무엇보다도 뭐 대단한것 같던 이오리아 슈헨베르그의 계획 자체가 조낸 병신같은(...) 것이었다는 게 진짜............안습을 불러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 진짜로...진짜로; 더블오 완결 나름 괜찮았어요~ 난 재미있게 봤는데? 주제도 나름 잘 표현한거 같고- 하는 분들에게 묻고싶습니다. 정말요? 정말 주제가 잘 표현됐어요? 그럼 대체 이 더블오라는 작품의 주제가 뭔지 저한테 설명좀 해주시겠어요???
설마 GN입자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되면 분쟁이 해결된다~ 뭐 이런건 아니겠죠? 왜 1시즌하고 2시즌하고 이렇게 다른 애니가 되어버린건가요? 이건 뭐 주제가 다르고 어쩌고를 떠나 장르 자체가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이...ㅇ)-<


1시즌과 2시즌을 비교해서 세계 정세는 무엇이 달라졌습니까? 어차피 UN체제라는건 변함이 없는데? 아로우즈가 사라졌다는거? 그런애들이 또 안나올거라고 보장할 수 있나요?? 아 그때마다 정의의 사도(...) 솔레스탈 비잉이 출동하면 된다구요? 왜 솔레스탈 비잉의 멤버 그 누구도 이오리아 슈헨베르그의 (말도 안되는 병신같은) 계획에 의문을 갖지 않나요? 왜 1기엔 그토록 받을거라고 하던 '벌'은 받을생각이 눈꼽만큼도 없지요?

오히려 되돌아 생각해보면. 1시즌 1화의 상황이 지금 상황보다 낫지 않습니까? 강제로 인류가 한 체제로 되어버린 이런 파시즘;적인 울타리 안에서, 분쟁이 일어나면 테러리스트들이 개입하는 2시즌 마지막회 이후가 좋나요? 정말? 대체 이 애니메이션에서 "개념"이라는 단어는 언제 어디로 어떻게 사라진 겁니까?

그리고 솔까말. 스토리만 문제인것도 아니죠.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다시피 연출에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묘사가 전혀 없이 그저 늘어놓기만 한 연출도 그렇고 당장 마지막회만해도 그렇습니다. 마지막 전투의 비장함을 대충 뭉개버리는 애니가 대체 어디있나요?; 아무리 봐도 25화의 마지막은 전투가 제대로 마무리 된 후 차분하게 마리나의 나레이션이 나와야 하는데 시간에 쫒겨서 전투 씬 위에다 억지로 구겨넣은게 심하게 티가 납니다. 잘 안느껴지시는 분들은 1시즌 25화와 비교해 봅시다(...)
25화라는 화수가 너무 짧아서 어쩔수 없었다구요? 이 작품 중간에 조기 종영된거 아니잖아요? 처음부터 2시즌은 25화라고 계획했으면 거기에 맞게 짜야지요-_- 왜 쓸데없이 일을 벌립니까. 제작진의 무능함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 건담 더블오라는 작품을 통털어서 평한다면 1시즌의 개념과 감동을 2시즌이 다 깎아버리기 때문에. 그리고 개인적으로 정말 눈꼽만큼 남아있는 이 작품에 대한 애정 때문에 저는 차마 1시즌과 2시즌이 같은 애니메이션이라고 보질 못하겠습니다. 극장판이 나온다지만 2시즌 해놓은 꼬라지 보니 별로 기대도 안돼고-_-;;

역시 건담은 건담일뿐. 20분짜리 건프라 광고애니에 너무 많은것을 기대했었나 봅니다. 제가 건담시드를 초반에 엄청나게 불타며 보다가 뭔가 잘못되어간다는 느낌에 일찍 접었었는데, 왜 더블오는 일찍 접지 못했나 후회스러울 뿐입니다. 코드기어스는 뭐 막장이다 어떻다 해도 일단 재미는 있었고 마무리가 괜찮았기 때문에 잘 봤고, 진짜 마지막까지 내가 이 애니를 보길 잘했다며 펑펑 운 애니메이션은 창궁의 파프너 정도군요. 더블오도 1시즌은 파프너에 버금갔었는데 2시즌에서 이리 뒤통수를 칠 줄이야 lllorz

암튼; 태어나서 처음으로 실시간 덕질을 한 애니라서 참... 끝이 안좋은게 심히 안타깝고 그렇습니다. 마치 연예인 빠질 미친듯이 했는데 알고보니 그 연예인이 TV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다 가식이고 사실은 인간말종이었다더라- 하는 느낌이 이럴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한숨) ........티에리아에 대한 애정때문에 당분간은 잡고 있을지도 몰라서 더 분하다;;;는 기분입니다. 일단 더블오 온리전 부스 참가도 확정되어있고................. 아이고;

그냥 당분간은 머리를 비우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응악 ㅠㅠㅠㅠ




이글루스 가든 - 건담더블오 피좀 그만 말리라는

by 가민 | 2009/03/31 00:21 | 건담 더블오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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